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빅 스위치를 쓴 니콜라스 카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원제: The shallows) 라는 책을 내놓았습니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는 그저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이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등의 도움을 받다보면 그저 머리속에는 어디에 무슨 데이터가 있는지만 기억하고 실제 지식을 쌓는데는 등한시 할 것이다” 라고 이야기를 풀어나갈꺼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물론 책 후반부에 그런 얘기들이 나오긴 합니다.)  카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뇌의 가소성(brain plasticity) 이라는 측면에서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할 때 얼마나 탄력적일 수 있으며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책 초반에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리면서 역사적으로 지식이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전달되어 지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술 하고 있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없었을 때 (그리스시대) 에는 구술에 의해서 지식들이 논의되고 전달되었다는 점, 그래서 그때는 주로 플라톤의 대화 라던가 시라는 형태로 지식들이 남아 있었다는 거죠. 이러한 구술을 받아 적어서 글을 쓰는 필사하는 사람들이 매우 좋은 대접을 받았던 시대가 있었다는 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시절의 책에는 띄어쓰기가 없었다는 것이죠. 주요 이유는 글이라는 것이 사람이 말을 해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띄어쓰기가 주는 이점이 별로 없었습니다. 사람이 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의미가 전달되기 때문이지요. 문득 예전 한문공부를 하던 선비들이 큰 소리를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한문역시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고 한글역시 예전 책을 보면 띄어쓰기가 없었죠. 책에 보면 중세의 수도원의 한 신부님이 조용히 필사본 책을 읽는(묵독) 모습을 보고 매우 놀라웠다는 기록도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구텐베르그에 의해서 책이 대량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때 사람들이 이러한 점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띄어쓰기가 도입되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좀더 편리하게 읽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 엄청난 양의 책들이 인쇄에 의해서 발행되어서 일반 사람들까지 책을 읽게 되자 혹자는 이렇게 많은 지식들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너무 당황스럽다고도 했습니다. 요즘 인터넷 시대에 나오는 얘기와 별반 차이가 없죠. 니콜라스 카는 또 한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줍니다. 니체가 처음으로 타자기를 받아들었을 때 얼마나 거기에 매료되었으며 기존 직접 펜으로 글을 쓰던때와 문체 자체가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을 합니다. 보다 짧아지고 명료해지고. 요즘 SMS나 트위터때문에 글들이 얼마나 짧아지고 컴팩트해지는를 생각해보면 비슷한 이러한 미디어에 따른 정보의 형태가 바뀌는 모습을 우린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인간은 오랜 세월동안 이러한 미디어의 발전 형태에 따라서 스스로 적응을 하고 최적화 됩니다. 물론 긍정적으로도 최적화될 수 있고 부정적으로도 최적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는 우리의 모습,  특히 구글과 같이 무엇이든 정보를 찾아주는 도구와 어디서든지 찾아보고 체크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에 인간은 스스로 거기에 맞는 지식습득과 생성의 최적화작업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내 자신이 다를 것이고 내 자식들은 또 훨씬 다른 형태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해 나갈 것이고 이것 자체가 뇌의 인지, 처리능력 자체를 물리적으로 바꾸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니콜라스 카는 조금 다른 측면을 강조합니다. 인터넷이라는 것에 의존함으로써 인간의 검색범위, 일처리가 매우 빨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예찬론에 대해서 제동을 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형태가 인간의 뇌와 매우 닮아있어서 그 영향력이 매우 크고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인간다운 사고와 깊이 내용을 이해하고 다시 새로운 것을 떠오르고 생각해내는 능력이 인터넷으로 인해서 줄어든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그는 책을 읽으면서 거기에 몰입되어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책 좀 제대로 읽어라 머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 있겠죠.

그러면서 또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들려줍니다. 사람들이 인터넷 페이지를 읽을때 여기저기 광고뿐 아니라 글 사이사이에 표시되어 있는 링크를 나타내는 밑줄이라던가 다른 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 얼마나 인간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냥 문장을 읽는 사람과 링크가 섞여져 있는 있는 문장을 읽는 사람들의 학습결과에 차이가 분명히 생긴다는 것이죠. 가장 큰 이유는 뇌 라는 것이 글을 읽다가 링크가 표시된 부분을 보게 되면 매 순간순간 끓임없이 “의사결정프로세싱” 하게 되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기억하거나 사고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널려져 있는 뉴스, 구글과 같은 검색결과에는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하에 끓임없이 클릭을 유도합니다.  다시 말하면 광고를 끓임없이 노출하기 위해서 사용자의 클릭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죠. 마치 TV을 멈추지 않고 볼 수 있는 시청자를 붙잡아 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서 충분한 사고를 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정보와 어디쯤 그 정보가 있을까 하는 인덱스 역활만 하도록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뇌의 가소성은 이런 측면에서 우리를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러한 환경에  최적화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카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뇌를 멀티태스킹에 맞도록 더욱 민첩하게 만들지만 멀티태스킹을 가능케 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깊이,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사실상 저해하고 있다”

절대 벗어날 순 없겠지만 필요할 때마다 책을 꾸준히 읽고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을 자신에 주는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니콜라스 카도 이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죠.

“인쇄된 책을 읽는 행위는 독자들이 저자의 글에서 지식을 얻기 때문이 아니라 책 속의 글들이 독자의 사고영역에서 동요를 일으키기 때문에 유익하다.. 오랜 시간, 집중해서 읽는 독서가 열어준 조용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연관성을 생각하고 자신만의 유추와 논리를 끌어내고 고유한 생각을 키운다. 깊이 읽을 수록 더 깊이 생각한다”

어느새 검색능력만 좋아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볼 말입니다. 우리 자식 세대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죠. 이러한 인터넷의 장점(?)과 사용자의 behavior을 이용해서 돈 벌 궁리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미디어는 단순한 정보의 유통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미디어는 생각을 전달할 뿐 아니라 생각의 과정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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